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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꿈과 생시는 종이 한장 차이
그곳은 아무것도 없는 장소였다.
주위는 어둡고,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무엇인가가 주위에서 꿈틀거리는걸 느꼈다.
그 녀석이 움직일 때마다, 질척, 질척 소리가 난다.
팔을 보자, 실이 연결되어 있었다.
그 실은 안보이는 무언가와 연결되고 있는 것 같이, 팽팽하게 붙어있다.
하지만, 소리가 날 때마다, 붙은 실이 떨어져 간다.
당황해 축 늘어진 실을 끌어당겨보면, 앞이 끊어져 있었다.
하양도 빨강도 파랑도 초록도 검정도.
그리고 보라와 핑크도, 몇 개 있던 금색 실도 끊어져 있었다.
형형색색의 실이 차례차례 잘려 간다.
마지막에 남은, 새끼 손가락에 연결된 금색의 실까지 잘리는 것은 싫어, 금색 실을 끌어당겨본다.
꿈틀거리는 그림자의 수는 많아지며, 내 실을 자르려고 모여 온다.
그것들을 따돌리고 실의 앞을 목표로 하지만, 도저히 도착할 수 없었다.
――!
계속 달리자, 금색의 빛이 보였다.
무심코 손을 뻗었다.
잡았다, 라고 생각했지만, 저 너머에서 실이 끊어졌다.
그림자들이 웃는다.
깔보듯 비웃는다.
――돼……!
어쩐지 불안한 마음이 퍼졌다.
천천히 검은 얼룩같이 퍼져 간다.
분하고 슬퍼, 소리치고 싶고 울 것 같이 된다.
무엇인가를 잃은 것 같이,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그림자들은 나를 둘러싸며 미친듯이 춤추며, 그리고 하나로 합쳐져 거대한 검은 짐승이 되었다.
올려다 볼 정도로 컸기에, 무심코 뒤로 물러난다.
검은 짐승이 나를 삼키려는 듯, 입을 열었다.
나 같은건 한입 거리였다.
도망치려고 해도, 왜일까 속박당하는 것처럼 움직일 수 없다.
젠장, 뭐야, 이게!
짐승의 입이 강요하는 것을 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안……돼!
검정?!
검정의 목소리다.
그리고 돌연, 눈앞에 작은 여자 아이가 나타나, 나를 감싸듯 막아섰다.
그러면서 양손을 쑥 내밀자, 검은 번개가 나왔다.
검은 짐승이 물러났다.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
――이……쪽.
소녀에게 손을 잡아 당겨져 달려간다.
검은 짐승의 포효가 사납게 부르짖는게 들리지만, 뿌리치듯 일사불란하게 달렸다.
한동안 뛰자, 하얀 소년과 금발의 아저씨 두 명이 빛의 문을 열고 기다리고 있었다.
――뛰어들어라!
음, 아저씨의 목소리는 노랑?
라는 것은, 하얀 소년 이쪽은 하양이야?
어떻게 된거야?
――빨리 해라, 이 멍청아! 젠장, 『마의 밤』은 질색이라고!
――빨리 빨리, 발견된다고!
재촉되어, 나는 빛의 문으로 뛰어들었다.
거기는 조용한 밤의 세계였다.
흰 달이 아름답고, 별들도 보인다.
……땅은 없지만.
응, 떠있네, 이런 젠장.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고 있어!
누군가 설명해 줘, 부탁할게.
그렇지만 누구에게도 대답은 없다.
노랑이나 하양, 물론 검정도 없다.
어이, 하양? 노랑-! 검정-있냐.
불러도 나오지 않는다.
정말, 뭐야. 뭐가 어떻게 되는거야?
문득 손 안을 보자, 금실을 움켜잡았다.
내 것과 같은 금색 실이다. 그 때, 잡았던 것 같다.
어쩔 수 없으니까, 이번만큼은 묶어 둘까.
외로우니까.
그렇게, 잡은 금실과 새끼 손가락에 있던 금실을 묶는다.
――너, 어째서 항상 매듭을 묶는거야. 그건 풀기 쉬우니까 그만두라니까.
누나의 환청이 들렸다.
――확실하게 묶고 싶으면, 고매듭(固結び)으로 하라고. 남매듭(男結び)도 있지만.
누나에게 배운 대로, 남매듭을 해 보았다.
이름으로 결정했다. 자, 누나에게 들은건 어렵지 않았는데. 짜증나네.
응, 제대로 묶었다고 생각한다.
……이 실의 앞은 보이지 않지만.
잠시 기다려도 아무것도 없고, 오지도 않는다.
검정들은 어떻게 된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사람의 모습까지 되다니 놀라운데.
그 녀석들 뭐든지 될 수 있는걸까.
혹시 정말로 정령이라든지 하는걸까.
여기의 세계에서는 정령은 들은 적 없기 때문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것은 역시 아버님에게 보고하지 않으면 안되겠지.
초조하여, 남은 실로 레이스를 짠다.
주머니에서 코바늘을 꺼내, 짜 보았다.
무엇을 만들까.
응, 검정에게 나비 모양 머리 장식이라도 만들어 주자. 스트레이트의 흑발에 어울릴 것 같고.
그리고는 하양에게는 옷깃 칼라, 노랑에게는 소매다.
빨강과 파랑, 초록은 보지 않지만, 존재는 느끼고 있었고. 그녀석들에게도 리본을 만들까.
도와 주었고.
다음은 오로지 짠다.
금을 엑센트로 보라색을 베이스한 나비와 흰색과 금색의 옷깃 칼라. 흑색과 금을 맞춘 레이스 소매에, 빨강 파랑 초록색의 리본.
핑크색 실은……어쩔 수 없이, 꽃으로 해 주자. 나비와 조합하자 좋은 느낌의 머리 장싣이 되었다.
뮤리엘의 몫도 만들자. 확실히 전에 산 책에, 귀걸이를 만드는 방법도 실려 있었으니까 그거를 만들자.
그런데도 아직 실이 남았으므로, 전부 합쳐 긴 리본으로 했다.
실을 전부 레이스로 만들고 있어 상당히 시간이 지났는데,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정말, 뭐야. 어떻게 하지.
「검정들……모두 오지 않을려나」
중얼거려 봐도,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는다. 우주 공간에서 별이 흐르는 정도다.
어쩔 수 없지. 조금 걸을까.
잠시 걷자, 우주 공간에서 어딘가의 정원이 나왔다.
장미의 미로다.
어라, 여기, 왕궁이었어?
당황해 주위를 둘러보지만, 왠지 출구가 안보인다.
이상한데, 여기는 그렇게 복잡한 미로가 아니었고.
밤이라서 못 본건 아닐테고.
중앙 광장의 분수에는 검정 투성이의 청년과 흰 드레스를 입은 여성이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우와, 아수라장인가.
싫은 장면을 봐버렸다.
돌아가는 길을 묻고 싶었지만, 물을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 조금 숨어 상태를 보자.
검정 투성이의 청년은 특징적인 붉은 눈을 하고 있었다. 감색으로 보이는 흑발을 쓸어올리자 귀의 끝이 뾰족하였다.
……이 세계, 엘프가 있었던가? 들은 적 없는데.
그리고 고압적 태도로 여성을 매도하고 있다.
여성은 겁내지 않고, 의연한 태도로 청년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렇게 진지하게 말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조금 전부터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 같은데.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
이것저것 하고 있는 동안, 청년은 혀를 차며 미로의 안쪽으로 사라져 갔다.
뒤에 남은 여성은 얼굴을 가리고 있다.
울고 있는 걸까?
……음, 이 상황에서는 길을 묻는건 실례겠지?
어떻게 하지. 역시, 혼자서 노력해볼까.
「――누구?」
큰일났다, 눈치챘나.
……어? 악역의 대사?
아무래도 좋나. 목소리가 들렸다면, 이야기가 통할지도 모른다.
「음, 안녕하세요. 나-- 저는 테오도르·골드버그라고 합니다. 조금 헤매 버려서, 여기에서 나갈 수 없습니다. 괜찮으시면, 출구를 가르쳐 주실 수 없을까요?」
「――나갈 수 없어?」
여성이 고개를 갸웃하며 내의 뒤를 가르킨다. 돌아보자 장미의 미로가 열려 길이 되어 있었다.
「죄송합니다. 제 착각이었던 것 같네요. 실례 했습니다」
「――기다려. 실이 끊어져 있잖아」
「실?」
조금 전, 검은 짐승에게 잘린 실 말인가?
「이것 말인가요?」
레이스 짜기로 한 머리 장식이나 리본, 옷깃 칼라, 레이스 소매를 보였다.
어? 말문이 막힌건가?
뭔가, 고민하기 시작했다.
응, 덤으로 만든 리본을 줄까.
마력들과 뮤리엘 분만 있으면 그것으로 좋고.
「이런것으로 좋다면 드리겠습니다」
남은 실로 만든 색이 많이 섞인 리본을 준다.
여성이 몹시 놀라며 리본을 받았다.
그 모습이 엘리엇과 겹쳐 보였다.
이 여성, 엘리엇의 친척이나 무엇인가일까. 프레드릭과도 매우 비슷하다.
그렇지만, 왕가에 20살 정도의 여성은 없었는데.
「그러면 실례하겠습니다」
고개를 갸웃하면서, 가볍게 인사 했을 때,
――다행이다, 찾았어!
――다행……이다.
흰색과 흑색의 소년 소녀가 돌연 나타났다.
「하양, 검정! 어디에 있었어!」
――여기의 대사야. 계속 계속 찾았으니까! 키이쨩도 찾고 있었다고. 지쳤으니까 자고 싶다고 불평했지만. 아카쨩 아오쨩은 힘을 잔뜩 사용했으니까 자고 있고, 시로도 졸리다고! 쿠쨩이 눈치챘으니까 다행이지만, 마의 밤은 정말로 약해지니까, 힘들게 하지 말라고!
――알……겠지.
하양이 굉장히 화를 냈다.
검정은 마음이 놓인 표정이었다.
「미안, 걱정 끼쳐서. 마중 나와서 고마워요. 거기에 그 짐승에게서 도와줘서 정말로 기뻤어. 정말로 고마워. 이건 답례야. 모두에게도 건네주고」
만든 레이스 작품을 건네준다.
두 사람 모두, 여성과 같이 몹시 놀라며 받았다.
――뭐 하는거야, 이건, 소중한……
――바보자식! 벌써 날이 밝았잖아! 빨리 돌아가!
갑자기 아저씨 모습의 노랑이 나타나, 목덜미를 잡고 휙 던져졌다.
그 앞에는 금빛 문이 열려 있어, 거기에 던졌다.
「잠, 노랑! 너무 난폭하잖아!」
당황하며 일어나자, 거기는 침대 위였다.
커텐의 틈새에서 아침 해가 비추며, 작은 새가 지저귀는 목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머리 맡에는 병아리 인형과 뮤리엘과 맞춘 팬던트. 그리고 약혼식에서 받은 브로치가 있었다.
어라? 꿈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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