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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종자들은 무섭다
「아, 아파라아……. 으, 진짜 아픈데……그 망할 고양이 기억해 두라고……」
벌떡 상반신을 일으킨 핑크 머리는, 요리 잔해 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머리에 빵이나 양상추 조각을 올리고 제복에는 케찹이나 마요네즈가 스며들어 있다.
그런 상태를 눈치채지 않는 모습으로, 머리를 털고 나서, 핑크 머리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머리 위에 있던 양상추 조각이 구르며 떨어진다.
나중에 먹으려고 놔둔, 잘라둔 베이컨 샌드위치의 잔해였다. 젠장.
핑크 머리는 얼굴 생김새는 귀여웠지만, 어쩐지 묘하게 약삭빨라 보였다.
뭘까, 가련한 외관인데 독이 있는 꽃 같다.
종자들은 우리들을 감싸면서, 핑크 머리를 경계하고 있었다.
당연히, 우리들도다.
핑크 머리는 그것들을 확인했는지, 얼굴을 새파래지며 그 자리에서 힘차게 땅에 엎드려 조아렸다.
「죄, 죄송합니다, 환담 중에 실례했습니다」
……어?
어쩐지 생각하고 있던 반응과 다르네.
「곧바로 사라질테니, 용서해 주세요」
그렇게 말하며, 허둥지둥 돌아가려고 한다.
「기다리세요」
멈춰 세운것은, 렉스의 종자, 사디아스다.
그러면서 핑크 머리에 단언했다.
「제대로 사죄도 하지 않고 이 자리를 떠난다고 용서하는게 아닙니다. 우선 자신의 이름을 말씀하시고, 재차 사죄해 주세요. 그리고 아가씨에게 모두에게 말씀이 내려지는 것을 기다리지 않으면 안됩니다. 마음대로 난입한 다음, 식사를 엉망으로 하고, 모두를 위험하게 한 행위를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는 허튼 생각은 버려 주십시오」
조금 전, 지옥을 보인다고 한 대로, 사디아스는 차가운 눈으로 핑크 머리에 단언했다.
왠지 승마 채찍까지 들고, 훅훅 휘두르고 있다.
에, 뭐야 이녀석, 무서운데.
「당연하죠. 저희들의 눈을 피해 기어들어 여기까지 침입했습니다. 그만한 각오가 있는거겠지요」
리처드가 칼집 넣은 검으로, 핑크 머리 앞에 겨누고 있었다.
아니, 너, 사디아스에 너무 감화된거 아니야?
그런 두 명의 움직임에 따라, 다른 종자들은 핑크 머리가 도망치지 않게 둘러싸고 있었다.
무서운 것인지, 핑크 머리는 머리를 감싸며 떨고 있다.
「그러면 우선, 이름부터 들을까요」
이 일을 맡은 것 같은 사디아스가, 승마 채찍을 핑크 머리의 코끝에 들이대며, 물었다.
「아, 아이린·플럼입니다. 조부는 남작 작위에 있습니다」
「이런 이런. 플럼 남작님이라고 하면, 영지는 작아도 충의심이 독실하고 성실하며 상냥한 분이라고 들었습니다만. 그 손녀인 당신이 이러한 버릇없는 행동을 하신다고는. 터무니 없는 산원숭이군요. 무엇을 배워서 온 걸까요」
잘도 기억하고 있구나. 과연 렉스의 종자네. 지식량이 장난 아니야.
그런 사디아스가 단언하자, 아이린이라 자칭한 핑크 머리는 숙였다.
하지만, 희미하게 웃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건 기분탓인가.
한편, 카트리나가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아니야, 이지메 이벤트가 아니야」라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죄, 죄송합니다. 벚꽃이 예뻐서, 조금 올라가 보고 싶었습니다. 실례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벚꽃 나무라면, 이 광장에 많이 심어져 있겠지요. 여자 기숙사의 안뜰에도 있을 겁니다. 일부러 이 나무를, 다른 분들이 꽃놀이를 하고 있는 이 장소를 선택한 것은 어떻게 된겁니까? 이유 여하에 따라서는 퇴학도 각오 하셔야 겠군요」
리처드도 날카롭게 질문한다.
「그, 그건……저, 그러니까……칸막이가 있어, 안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하고―……라고 생각해서……. 여, 여러분이 꽃놀이를 하고 있다니건 몰랐습니다! 사실입니다!」
눈에 눈물을 머금어 호소하는 아이린.
그것조차도 거짓말 냄새가 나는건, 어째서일까.
「그렇습니까. 그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당연 용서된다고는 생각하지 말아주십시오. 여기에 계시는 분들은 고귀한 신분의 분들 뿐입니다. 그런 분들의 꽃놀이를 방해하셨으니까요」
리처드의 추구는 느슨해지지 않는다.
「죄, 죄송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그러니, 용서해 주세요」
「아무래도 정말로 예의범절을 배우지 않은 것 같네요. 동네 여자애 같은 행동은 그만두는게 좋습니다」
아이린의 대답에, 사디아스가 조금 기가 막힌 모습으로 탄식한다.
그러면서 우리들을 되돌아 보았다.
「어떻게 할까요?」
「저, 저는 돌아가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사죄를 받았으니, 돌려보내도 괜찮지 않을까요」
힘들게 말한것은, 카트리나다.
아마, 이녀석과는 서로 관련되고 싶지 않겠지. 빨리 되돌려 보내고 싶다고 생각한다.
나도 같은 기분이다.
밥을 엉망이 되고 배는 고프지만만, 이녀석에게 고함을 친다고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거기에 일단 사죄하고 있으니까, 받지 않는다며, 아이같은 대응을 할 수는 없다.
「나도 찬성. 냉큼 돌아가」
「그래. 나도 그 쪽이 좋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성과가 없니까」
루크도 찬성한다.
본인이 「타의는 없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이상, 증거도 없이 추궁하기는 어려우니까. 탁상공론이 되는 것은 눈에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빨리 되돌려 보내는 것이 좋다.
그런 우리들을 보며, 아이린이 몹시 놀라고 있었다.
시원시럽게 용서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니까, 황색은 머리카락이 짧아. 롱헤어일텐데. 초록도, 백의를 입지 않고, 어떻게 되거야……?」
달랐다.
알 수 없는 것을 중얼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발언으로, 다시 카트리나가 머리를 움켜 쥐고 있다.
정말, 어떻게 된거야?
「그렇다면, 이대로 돌아가도 괜찮겠군요」
「그렇군. 방법이……」
「――기다려」
사디아스가 확인을 구하며, 렉스가 허가를 내려고 했을 때, 멈춘 것은 의외로 엘리엇이었다.
「너에게 질문이 있다. 11년 전, 왕성의 「장미의 미로」에 비집고 들어간 소녀는 너인가」
근처에서 카트리나가 놀란 모습으로 눈을 부릅뜨고 있다.
정말 무슨 말을 하는거야.
「엇, 에……」
「――그것은 조도 묻고 싶었습니다. 뮤리엘님을 밀치고, 테오도르님에게 상처를 입힌 괴한은, 당신입니까?」
만면의 미소를 띄우며 대답하려고 한 아이린을 차단한 것은, 리처드였다.
지독한 추위가 느껴지는 눈으로, 아이린을 노려보고 있다.
「만약 그 때의 아가씨라면, 누가 뭐라고 말하건, 저의 검의 녹으로 받겠습니다」
검에 손을 대며 당장 뽑을 것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에, 그러니까……아닙니다」
「그렇습니까. ――엘리엇 전하, 주제넘은 흉내를 내 버려, 죄송했습니다」
리처드는 시원시럽게 납득하고는, 엘리엇에게 돌아서, 사죄했다.
「……상관없다. 너의 주인의 재난이었던 것이니까」
엘리엇은 이야기를 차단한 리처드를 용서해 주었다.
옛날이라면 화를 내었을 텐데, 정말로 위에 서는 사람으로서 성장했구나.
이대로라면, 안심하고 시중들 수 있겠어.
「――만약, 그 때의 아가씨였다면, 조금 예를 말하고 싶었던 것 뿐이다. 네가 말하는 대로, 이복형(형님)과 사이 좋게 될 수 있었다고」
「엘리엇 전하……」
카트리나가 눈물짓고 있다.
그렇게 프레드릭과 사이좋게 지내고 싶었던 걸까?
어? 그렇지만, 엘리엇은 프레드릭을 싫어했던거 아니여? 어라?
「하지만, 더 이상 소란을 일으키는 것은 용서하지 않는다. 또 무엇인가 있다면, 그 때는 뭔가의 처분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네, 네……!」
충고히고 있지만, 어째서인지 아이린은 기쁜 듯했다.
잘 모르겠네, 이녀석.
「자, 이 것에 싸인해. 여기와 여기의 2곳 이다」
옆에서 프레드릭이 서류를 아이린에게 내밀었다.
조금 전부터 조용히 무엇인가 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걸 쓰고 있던 것 같다.
「어, 아, 네」
아이린은 촉구받은 대로,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순순히 싸인했다.
그렇게 프드릭은 그것을 봉투에 넣어, 묶어, 아이린에게 건네주었다. 접힌 벚꽃나무 가지와 함께.
「이 가지와 편지를, 여자 기숙사의 수위씨에게 건네도록. 문 옆에 있는 어른이다. 그 후에는 얌전하게 방으로 돌아가는게. 좋다」
「네!」
기쁜듯이 받은 가지와 편지를 소중하게 안은, 아이린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여자 기숙사로 향했다.
음식의 잔해를 몸에 두른채로.
「……뭐를 써서 건네준거야?」
「시말서야. 이 테이블이나 찻그릇은 우리쪽 지출이지만, 벚꽃나무의 가지는 학원의 것이니까. 꺾은 것은 그녀고, 그녀 자신의 싸인이 있으니까. 정학이나 근신 3일정도의 처분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그저께 남자기숙사의 소란도 포함해서」
그런거야, 라며 프레드릭이 설명했다.
「그리고, 그릇 피해는 학원에 보낼 수도 있지만, 어떻게 할래? 남작가라, 배상금액은 그다지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은데」
「2장을 쓰게한거냐」
아이린의 싸인만 쓰여진 백지를 본 우리들은,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배상금 운운은 우선 청구하지 않는 것으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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